<장군의 아들> 배우 이일재 향년 59세로 끝내…홀로 영정 사진을 준비해야만 했던 가슴 아픈 사연에 신동엽 눈물..

한국 영화사의 전설로 남은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김두한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김동회 역으로 데뷔한 배우 故 이일재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그는 2018년에는 두 딸을 데리고 예능 프로그램 ‘둥지탈출’에 출연해 폐암 투병 사실을 고백하며 “다시 활동하고 싶다”고 밝히며 건강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한 번도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비흡연자임에도 불구하고 폐암과 싸워야 했던 이일재였습니다.

그가 떠난 후 남은 딸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은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리고 그는 생전 딸들에게 유달리 심한 잔소리를 했습니다. 

떠나기 전까지 그가 남기고자 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조직 전문 배우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일재는 <장군의 아들>에서 김동회 역으로 데뷔하였습니다. 

같은 작품에 출연한 박상민, 신현준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순조로운 연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그는 조직 영화에 여러 차례 모습을 비췄는데요. 

그 영향인지 야인 시대에서 이정재를 배신하는 부하 김동진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는 제3공화국에서 재일조선인 전세호 역을 시작으로 장록수, 찬란한 새벽 등 사극 전문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그를 크게 인식시켰던 배역은 무인시대에서 경대승의 라이벌 허승이었습니다.

특유의 표정 연기로 많지 않은 대사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포스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불후의 이순신>의 이일, <경비루>의 원균, <용개소문>의 부여 윤종 등 사극에서 자주 얼굴을 비췄습니다.

14살 연하 아내??


2000년 40세의 나이로 14살 연하의 아내와 결혼해 두 딸을 낳았는데요.

실은 나이 차이가 크게 나서 결혼 전, 장인어른과 장모님께 “12살 차이가 난다”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반대에 부딪혔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축가를 맡았던 가수 신승훈이 “이일재가 부럽네요. 14세 차이 나는 형수를 만나다니….” 라는 말을 해서 들통이 났고, 이 얘기를 들은 장모님은 고개를 숙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지난 2018년 12월 그는 예능 프로그램 둥지 탈출의 딸들과 함께 출연해 폐암 투병 사실을 고백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내가 폐암 진단을 받고 병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주변에서 걱정할까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는데요.

당시 그는 “아주 위험한 상황까지 갔었지만, 고비를 넘겨 많이 회복했어요”


“아이들이 너무 어리니까 혹여나 내가 잘못된다면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이런 게 가장 가슴 깊이 걱정됩니다”

“그러니 ‘무조건 살아야겠다’ 결심했죠. 이제는 가족을 위해 신경을 써야 해요.”라고 극복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배우 박준규와 정흥채를 초대해 식사하며 암 투병 사실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날 박준규와 정흥채는 그런 사실을 뒤늦게 말해준 이일재에게 서운함을 드러냈습니다.

박준규는 “일재 형이 아플 사람이 아니었는데 마음이 아픈 걸 넘어서 깜짝 놀랐어요”

“병이라는 게 술, 담배를 많이 하고 난잡하게 살아서 걸리는 게 아니구나”라고 새삼 느꼈죠.

 
“형을 빨리 봐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정흥채도 “농담하는 것도 아니고 깜짝 놀랐어요. 술과 담배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 더 마음이 아팠어요. 맥줏집 개업하고 바빠서 1년 동안 보지 못했는데 양심에 찔려서 형님에게 전화해 날짜를 잡으려 했더니 ‘나 암 걸렸다. 4기다’라고 말했어요”  

“당시 진짜 믿어지지 않았고 누구보다 건강관리를 잘했던 형님이었는데 상상도 못했죠.”라고 말하며 울컥했습니다.

이에 이일재는 “주변에서 걱정하는 게 싫어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라며 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무조건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살아서 꼭 현장에 나가 일하고 싶어요.”라고 방송 복귀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그러면서 “얼굴에 올라온 것만 좀 괜찮아지면 다시 일을 시작할 생각이다.”라고 두 사람 앞에서 다짐했습니다. 이에 정흥채와 박준규는 진심으로 그의 복귀를 응원했습니다.
 
힘겨운 투병 중에도 아름다운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두 딸을 위한 행복꾼 사랑꾼의 면모를 잃지 않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감동을 하였습니다. 

가족의 식사가 끝나면 뒷설거지는 아빠 이일재의 몫이었고 여기서 딸들을 향해 유달리 심하게 잔소리했습니다. 그는 “늦게 결혼하다 보니 아이들이 어리니까, 제가 잘못됐을 때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무조건 살아야겠다. 싶었어요.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제가 잔소리를 많이 해서라도 사회 나가서 남들한테 좋은 사람, 따뜻한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길 바랐죠. 그러다 보니 잔소리가 많이 심해진 것 같아요.”라고 털어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첫째 딸 역시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정말 힘들었어요.”라며 아빠의 투병을 언급했습니다.

둘째 딸 또한 “학교를 마치고 엄마에게 들었어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슬픈 일이었습니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패션 일을 해온 이일재의 아내는 캐나다에서 전업주부로 생활하며 두 딸을 뒷바라지했습니다. 

이일재는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로 물심양면 지원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투병 사실을 안 이후, 대신 가게 살림을 도맡게 됐습니다. 

캐나다에서 유학 중이던 아이들 역시 유학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지만, 그는 이 방송이 나가고 몇 달 뒤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하여 2019년 4월 5일 새벽 향년 58세의 나이로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습니다.

그의 마지막 2개월


떠나기 두 달 전, 그는 자기 죽음을 예견하고 영정사진을 미리 촬영했던 사실이 전해지면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이일재의 별세 소식에 장군의 아들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신현준은 자신의 SNS에 “하늘나라에선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라는 글과 함께 장군의 아들 속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영화 보안관에 함께 출연했던 모델 겸 배우 배정남도 “너무나도 멋지시고 인자하신 선배님 편히 쉬세요.”라는 글과 함께 이일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애도했습니다. 

양미라 역시 “일재 삼촌, 죄송한 마음에 너무 많이 울고 왔네요. 삼촌이 이렇게 허무하게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아플 일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세요. 정말 감사했어요.”라고 슬픔을 드러냈습니다.


이일재의 아내는 “남편이 떠나기 전 가족끼리 많은 대화를 나누고 가족끼리 여행도 다녀왔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남편이 딸들에게 어떤 남자를 만나야 하는지, 세차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같은 조언을 해줬어요.”라며 이일재의 다정했던 면모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가 떠난 후 서울 지하철 내에 노유민과 함께 찍은 모 병원 광고가 일정 기간 붙어 있어 보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아내와 둘째 딸은 ‘공부가 뭐니’에 출연해 근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딸은 명문 외고 입학 이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고민을 토로하며 아버지를 추억해 주위를 뭉클하게 했습니다.

딸은 “늘 아빠 생각이 나요. 너무 보고 싶고 잘 계시는지 궁금해요”라며 매일 영정 앞에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외고에 갈 생각이 크게 없었는데 담임 선생님의 추천을 받았어요. 아버지가 그 이야기를 듣고 림이가 외고 들어가면 아빠는 ‘바랄 게 없다’라고 했어요”

“그래서 더 가고 싶었어요. 외고에 붙고 아빠가 좋아해서 더 좋았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MC 신동엽은 “방송을 떠나서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공부할 순 없잖아요”

“저도 1995년에 투병 생활 끝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직업적인 특성상 가족상을 다 치르고 다시 웃고 까불고 해야 했다”

“죄책감이 들고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그런데 과연 엄마가 진정 원하는 게 뭘까? 이런 생각을 하니까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림 양도 아빠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하면서 마음 다잡길 바랄게요.”라고 전했습니다.


아동심리 전문가는 둘째 딸에 대해  “리더라면 구성원으로 꼭 뽑아야 하는 아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걱정스러운 면도 이야기했습니다.

전문가는 “불안정한 심리 상태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아직 아버지를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아이가 너무 괜찮은 척, 밝은 척, 엄마에게 마음을 다 숨기고 있어요”

  
“힘든 부분을 꺼내서 얘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회피하지 말고 제대로 된 애도 기간을 가져야 해요. 그리고 슬픔을 마음껏 표현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모든 솔루션을 다 들은 둘째 딸은 “생각보다 다양한 공부 비법이 있다는 걸 느꼈고, 다 실천을 해보고 싶어요.”라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출연 소감을 전했습니다. 

딸들은 일찍 아버지를 여의는 아픔을 겪었지만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부디 그도 그곳에서는 아픔 없이 그리고 아무런 걱정 없이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