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32세 故 김태희 아나운서 결국 부검 포기…씁쓸한 소식 “니들이 뭘 안다고” 남편 분노 통곡…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무척이나 기쁜 일이지만 출산 후 우울감을 느끼는 산모들도 적지 않습니다. 


산후 우울감은 30~75%의 산모에게 나타날 정도로 흔한 감정으로 출산 후 시작되며 2주 이내에 호전됩니다. 

하지만 산후 우울증은 그 우울감의 정도가 강하고 기간이 더 깁니다.

이로 인해 산모는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며 죄책감을 느낍니다. 

식욕이 없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산모들도 많죠. 

이는 연예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방송에서 산후 우울증을 고백하며 그 심각성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산후 우울증은 톱스타도 다산의 아이콘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톱스타 고소영은 “집에서 혼자 아이를 돌보다 보니 산후 우울증이 왔어요”라고 이야기했고

트로트의 여왕 장윤정은 “나도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우울감이 있었어요”

  
“아이가 예뻐도 울고 미워도 울었어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다산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내 자녀의 엄마인 김지선도

“수시로 찾아오는 우울함, 서러움, 억울함으로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는 충동까지 느꼈어요” 라고 산후 우울증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이야기했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버틴 이들이 많지만 결국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4년 2월 29일 아나운서 김태희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김태희 아나운서는 1994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하여 고향은 지금 등을 진행하다 1999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유창혁 프로바둑 기사와 같은 해 10월에 결혼했습니다. 

당시 부부에게는 15개월 된 아들과 생후 2주 된 아들이 있었습니다.

처음 김태희의 부고가 전해졌을 때는 2주 전 둘째 아들을 조산한 뒤 심각한 산후 우울증을 겪던 중 스스로 삶을 끊는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산후 우울증을 앓고 있던 고인이 음주 후 비도 질식에 의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잠정 결론 지어졌습니다. 

당시 남편인 프로 바둑기사 유창혁은 아내가 방문을 잠근 채 일어나지 않아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빈 소주병병 3개가 놓여져 있었고 구토한 흔적을 남긴 채 숨져 있었습니다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그날 오전 1시 반 아내 김태희에게서 들은 생전 마지막 인사는  “여보 나 옆방에서 큰 애 재우고 잘게” 였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그는 방 안에서 싸늘하게 변해 있는 아내를 발견했습니다.

아내와의 사별은 평소 읽고 부부로 소문난 그에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아내가 떠나고 상심에 빠진 그는 한동안 자택에서 칩거했습니다. 

그가 바깥에 나오는 것은 조산으로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는 생후 한 달 된 아들을 돌볼 때 뿐이었습니다.

당시 한국기원은 유창혁을 배려해 예정되어 있던 대국을 연기했습니다. 

유창혁의 가족들도 “집에 있으면 슬프기만 할 텐데 대국을 하며 슬픔을 잊는 게 낫지 않느냐?”라고 독려했습니다.

 
당시 함께 연구실을 쓰던 최규병 9단은 “원래 책임감이 강한 기사지만 부인이 간 뒤 더욱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내가 숨진 뒤 그의 전적은 예전 같지 못했습니다. 

그는 “진 것보다 바둑 내용이 형편없어 부끄럽습니다”

  
“머리가 멍해서 집중이 안 돼요” 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대국이 자주 있어 다행이라고 이야기하던 그는 

“바빠야 괴로운 현실을 잊을 수 있지요”


“위로도 많이 받다 보니 지치더군요” 라고 바쁜 것이 낫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의 바둑은 고급스럽고 유연한 발상으로 승부 위주의 바둑계의 예술과 품격을 도입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세계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 슬램을 가장 먼저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아내 김태희는 활달한 성격으로 유창혁의 후배 기사들이 많이 따랐습니다. 

유창혁은 “도무지 현실감이 없어요”

“큰 병에 걸려 숨졌다면 현실로 받아들이겠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라고 슬퍼했습니다. 

그는 일부 매체가 부인의 일을 의문사처럼 몰고 간 데 대해 가슴 아파했습니다.

그가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에 의하면

그는 2월 29일 오전 1시 반경까지 아내와 함께 tv 영화를 봤다고 합니다.

다음 날 친가 식구들과 시골로 바람 쐬러 가기로 했기에 아내는 그에게

“내일 당신이 운전해야 하니 피곤하지 않게 내가 큰 아이 재우고 다른 방에서 자겠다” 라고 했다고 하는데요. 

다음 날 일어나 보니 아내는 옆 방에서 문을 잠그고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오랜만에 단잠을 자는가 싶어 그냥 내버려 뒀다고 하는데요.

점심 무렵 장모와 처제가 찾아왔기에 다시 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문을 따고 들어가 보니 일이 벌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유창혁은 “불면증이 있던 아내가 가끔 술을 조금 마시고 잠을 청하곤 했는데 그 날도 그랬던 것 같다”

“평소 빈혈에 시달렸지만 전날도 혼자서 병원에 있는 아이를 위해 수유를 하고 왔기에 방심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고 밝혔는데요.

또한 유창혁은 “우울증 얘기는 제가 경찰에서 집사람이 산후의 불면증이 심해져 상담소를 찾았더니 우울증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그게 부풀려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뽀뽀’를 자주 해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시했다는 그는 다정다감한 남편이었습니다. 

아내 김태희는 한 인터뷰에서 “유창혁 9단이 제 남편이어서 행복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자기 종교는 창혁교”라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남편과 사이가 좋았습니다. 


당시 15개월 된 큰 아들은 평소 한 번도 병원 신세를 지지 않았지만 아내가 떠난 뒤 감기 몸살로 두 번이나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그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간단히 술을 한 잔 해야 잠이 왔습니다” 

“새벽에 잠이 깨면 좀처럼 잠들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그도 불면증 환자가 된 것이죠. 

그는 이후 일본에서 열리는 후지쓰배 16강전에 나서야 했고

그는 “이제 정신 차려야 아내를 위한 도리겠지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였던 2004년 8월 4일 김태희 아나운서의 선배 아나운서인 정은임 아나운서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그녀를 기억합니다. 

정은임은 출근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뇌부종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끝내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이후 정은임은 교통사고를 당하기 바로 전날인 2004년 7월 21일 밤에 쓴 일기가 공개되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이렇게 아나운서 2명이 같은 해에 떠나면서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그런데 김태희 아나운서가 세상을 떠나고 웃지 못할 해프닝도 일어났습니다.

바로 동명이인인 배우 김태희가 세상을 떠난 줄 알고 많은 이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한 것인데요. 

김태희 아나운서가 세상을 떠났던 시점은 당시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이에 드라마와 함께 큰 인기를 얻었던 배우 김태희와 아나운서 김태희의 이름이 같아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배우 김태희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15개월 된 아들과 생후 2주 된 아들을 두고 떠난 고인이 부디 그곳에서는 아무런 걱정 없이 편히 쉬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