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마디만 하고싶었다” ‘오늘 같은 밤이면’ 박정운, 죽기 전 꼭 만나려한 두 사람의 정체와 허망한 죽음의 이유

90년대 인기 발라드 가수 박정운이 얼마전 간경화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었죠

지금도 많은 이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건강 악화로 인한 사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두 사람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박정운은 1965년 12월 25일생으로 이제 겨우 57세 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그렇게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하게 된 것일까요?

‘프린스 발라더’ 박정운

무녀 독남 외아들로 태어난 그는 9살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됩니다.

미국에서 중고등학생 때 그룹을 만들어 음악 활동을 하다가 1989년 혼자 귀국하여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가수의 꿈을 안고 귀국했던 박정운

하지만 가수의 꿈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귀국해서 외화번역 알바부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며 고생스러운 무명 생활을 보내는데요.

그러던 중 1989년 자신의 첫 번째 앨범으로 국내 가요계에 데뷔했지만 그의 데뷔 음반은 기대만큼 팬들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1992년 심기일전하며 발표한 2집에서 타이틀곡 ‘오늘 같은 밤이면’이 공전의 히트를 거두며 일약 스타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당시 가요톱텐 등 가요순위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1위 후보로 올라갔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는데요.

잘생긴 외모로 ‘프린스 발라더’라는 별명까지 얻었죠.

그는 당시 신인답지 않게 고음과 중음 저음을 자유자재로 뽑아내는 퍼질 듯한 열창과 감미로운 발라드 색채 애절한 가사에 힘입어 그의 최고의 인기를 얻었습니다.

게다가 앨범에 실린 10곡 중 8곡을 스스로 작사 작곡 했을 정도로 가창력 뿐만 아니라 음악 제작 실력으로도 천부적이 기질을 뽐냈습니다.

다만 시기가 당시에 최고 스타들이 맹활약을 펼쳤던 때라 kbs 가요톱텐 등 주요 방송사의 인기 가요 프로그램에선 신승훈, 서태지와 아이들에게 밀려 10주 연속으로 2위를 기록습니다.

다른 방송사까지 포함하면 무려 30번 이상이나 2위를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같은 밤이면’은 1위 후보에서 내려온 뒤에도 차트에서 1년이나 30위권에 있었고 게다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노래방 애창곡으로 남게 됩니다.

이후 박정운은 3집을 발매했고 수록곡 ‘먼 훗날에’가 역시 뜨거운 사랑을 받았는데요. mbc ‘인기가요’에서 드디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고 ‘가요톱텐’에서는 최고 3위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박정운은 이후로도 꾸준하게 음반을 발매하며 2000년대 중반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하다음악 활동을 잠시 접고 개인 사업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이것이 바로 훗날 그가 젊은 나이에 요절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을 하게 됩니다

사기꾼 박정운?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던 박정운은 어느 날 뉴스 사회면에 사기 사건으로 보도가 되게 되는데요. 

당시 2700억 원대 가상화폐 채굴기 투자 사기 사건에 연루된 그는 여덟 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4억 5천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가 되었다고 보도가 되었습니다.

훗날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사건의 진상을 밝혔는데요. 

그는 모 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본인 지분은 없는 순수한 대표 자격으로 한 회사를 운영했는데 박정운의 회사에 100억 투자를 해준 회사 대표가 갑자기 80억을 돌려달라 요구했는데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그 많은 돈을 미리 가지고 있기보다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마다 조금씩 보내주겠다”고 해서 그 말을 믿고 박정운은 투자받은 거액을 다시 돌려주게 됩니다.

그런데 투자 회사의 대표가 그 돈을 가지고 잠적하게 되면서 그 사건의 박정운의 회사가 연루가 되었는지를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게 됩니다.

조사에서 박정운은 “그 대표의 말을 믿고 돈을 돌려준 것”이라 말했지만 검찰은 “그 대표의 사기 범죄 자금을 당신이 대준거냐?”고 끝까지 추궁하며 그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사람들로부터 사기꾼으로 낙인이 찍혔을 땐 정말 극단적 선택까지 하고 싶었을 정도로 상당히 괴로웠다고 말했는데요. 

자신의 집 앞에 기자 수십 명이 몰려와 진을 치고, 대한민국 모든 매체가 일제히 자신을 사기꾼으로 몰고 단정 짓는 보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때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한 칼럼니스트가 갑자기 그 어떤 사실 확인도 없이 자신의 추측만으로 박정운이 이 사기 사건에 연루가 되어 있다고 긴 칼럼 글을 썼는데요

칼럼 마지막에 ‘박정운 그는 오늘 밤도 두 달이 쭉 뻗고 잘 수 있을까?’ 라고까지 글을 썼고 이를 본 박정운은 몹시 놀랐고 괴로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방송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당시 사기를 당한 수천 명의 피해자 대표와 생방송 인터뷰를 하는데요

그 진행자가 계속 박정운이 사건에 연루가 되어 있는 것처럼 몰고 가면서 인터뷰를 진행하길래 당시 피해자 대표는

“박정운이 이 사건에 연관이 되어 있는지는 신문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

“실제 사업 설명회나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기 과정에서 박정운은 단 한 번도 나타난 적도 없고 자신이 박정운을 본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진행자는 “그래도 박정운이 연관이 되어 있으니까 언급되는 것 아니겠냐?”는 식으로 계속 박정운을 끝까지 범행에 가담한 것처럼 몰고 갔다고 하는데요.

박정운은 생전에 “이 두 사람은 자신이 꼭 만나러 찾아가고 싶다”

“당신들이 사건에 대해 도대체 뭘 아느냐? 도대체 사건의 진실을 뭘 알고 있는 것이냐?”

“당신들이 팬 끝으로 갈겨 쓴 글 때문에 팬이 사람을 죽일 수까지 있다는 사실을 꼭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박정운은 자신의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고 또 다시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내가 왕년에 좋아했던 박정운 알고 보니 사기꾼이었네”라는 댓글들을 보게 된 그 순간순간의 느낌은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도 “그 일을 겪기 전에는 연예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고 죽을 용기로 다시 열심히 살아볼 수 있는 게 아니냐?” 고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당시 댓글들 중 충격이었던 댓글의 내용은 “살자 살자 자살 자살 자살” 이런 내용까지 있었을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박정운은 당시 변호사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며 “혹시 자신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검찰이 자신을 믿어주겠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는데요.

변호사는 “사건 당사자가 사망하면 조사를 종료하니 무죄를 밝히지도 못한다”

“그러지 마시라”고 전했다고 합니다.

결국 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결 났지만,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렇게 기사를 내던 기자들이 무죄판결에 대해서는 그 어떤 기사도 나오지 않았는데요.

박정운은 대한민국 기자들에게 너무나 크게 실망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끝까지 놓지 않았던 희망

당시 그는 연축성 발성장애라는 희귀병으로 노래도 못 부르는 상태였는데 겨우 오랜 치료로 서서히 나아지려고 하던 참이었다가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성대가 완전히 망가지게 됩니다.

게다가 갖은 고초를 겪으며 건강이 크게 상해버린 박정운은 술은 조금도 먹지 못하는데 간이 50% 이상 망가져 간경화가 심하게 왔다는 진단을 받게됩니다.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건강이 크게 악화되었지만, 박정운은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번 수술은 간단한 수술이고 수술 받으면 목소리가 예전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돌아와서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마음이 들떠 있었던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수술 후 건강이 오히려 급격히 악화되면서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며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생전에 박정운은 “단 한 번만이라도 예전의 목소리로 자신을 아껴준 팬들에게 멋지게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다”며 소박한 소망을 밝혔었는데요. 

90년대 함께 활동했던 김민우, 박준하, 심신 등과 다시 뭉쳐서 그때 그 시절의 음악들을 다시 들려드릴 수 있는 유튜브 채널까지 계획하고 있었던 박정운

그런 그의 꿈을 이제는 영원히 이루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57년의 짧은 삶을 끝내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박정훈 그의 명복을 비며, 오늘은 그가 가장 빚났던 ‘오늘 같은 밤이면’을 한번 들어보시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