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엄마’ 고두심, 회한의 눈물…남편의 마지막 유품, 전할 수 없었던 진심


배우 고두심은 무려 49년 동안이나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 엄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연기력으로 단 한 번도 잡음이 없었던 배우입니다.


배우로써는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인간 고두심의 인생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계속되는 사업 실패로 인해 그녀는 대문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국민 엄마’라고 불리는 동안 정작 자신의 아이들은 제대로 돌보지 못 했죠.

오늘은 고두심의 파란만장한 인생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해외 무역상으로 성공한 사업가였기에, 어린 고두심은 먹고 사는 데에는 걱정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게 자랐습니다.


고두심은 신영균 김혜정 같은 배우들이 나오는 라디오 드라마를 들으면서 자랐고, 그때부터 배우의 꿈을 꾸게됩니다. 

그리고 배우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상경하게 됩니다. 


그렇게 연기자의 꿈을 꾸며 상경했지만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22살이 되어서야 mbc 방송국 탤런트 공채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다행히 합격하면서 그녀는 마침내 1972년 mbc 공채 5기 탤런트로 데뷔하게 됩니다.


탤런트가 됐다고 해서 바로 배역을 맡을 일은 만무했고, 기껏해야 엑스트라 1,2,3,4 등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직은 연기자로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지 못했던 그녀에게 어느 날 무뚝뚝한 부산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훗날 그녀의 남편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뜨거운 열애 끝에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더 큰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세계를 품 안에 넣고 싶어 하며 끊임없이 미국과 유럽 세계를 동경했습니다.

급기야 신혼 시절 남편은 더 넓은 곳으로 나가고 싶다며 미국에 3년 동안이나 있었죠.


보통 여자 탤런트들이 처녀 시절에 스타덤에 오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녀는 결혼 이후부터 연기자로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20대의 어린 나이의 그녀였지만 ‘가난한 아이를 업고 다니는 엄마 역’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어린 나이에 노역을 맡았지만 그녀는 이를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이후 ‘사랑의 굴레’나 ‘전원일기’를 기점으로는 ‘엄마 전문 배우’가 되며 연기자로써 빛을 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은 아내의 고두심의 활발한 활동을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유명한 아내를 두었다는 사실을 불편해했고, 늘 그녀의 남편은 미국이나 유럽으로 이민을 가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늙은 부모님과 떨어질 수 없을 뿐더러 더욱이나 연기자로서의 자신도 버릴 수 없었기에 한국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것들로인해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는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녀의 남편이 두 번에 걸쳐 사업을 크게 실패하게됩니다.


거듭되는 실패에 아내인 고두심은 모든 경제적인 책임을 부담하며 물심양면으로 남편의 재기를 돕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그런 마음까지도 남편에게는 커다란 부담감으로 다가왔죠.

결국 두 사람은 이때부터 몇 년 동안이나 별거의 시간을 가져야만 했습니다. 


당시 그녀의 자녀들 역시 상처가 많았는데, 엄마는 항상 바빠 볼수없는 존재였습니다.


심지어 학부모 상담에도 그녀가 참석하지 못하자 선생님으로부터 “너희 어머니는 자식보다 연기가 더 중요하구나?” 라는 말까지 들어야만 했습니다.


tv 속에서 보여주는 평온하고 완벽한 ‘국민 엄마’의 모습과는 달리, 가정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아내와 엄마는 되지 못했죠.


결국 결혼 22년 만에 합의 이혼하게 되었고,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큰 상처를 받게됩니다.

한편 그녀의 이혼 소식은 당시로서 많은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였습니다. 

심지어 그녀가 이혼 후 실망했다며 집으로 수십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합니다.


당시 대중들의 시선이 너무 두려워 대문 밖으로 나가기가 무서웠다고 하네요.


이러한 정신적 고통은 육체적 고통으로 이어져, 사지마비로 지팡이를 짚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시간은 지나, 지난 2021년 7월 고두심의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났는데요

전 남편은 사망 전 고두심에게 진심을 전했다고 합니다.


고두심은 “(전 남편이) 죽을 때도 병원에 가니까 내 손을 잡고 ‘당신한테 미안하다’라고 하더라”라며 애틋한 정을 전했다.

이후 아들 김정환은 고두심에게 “아빠가 항상 지니고 다녔던 것들”이라며 작은 상자를 꺼냈습니다.

상자 속에는 옛날부터 최근까지 고두심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이를 본 고두심은 “다 내얼굴이네. 다 내 사진인데 왜 이렇게 가지고 다녀. 미워서 갔으면서”라고 씁쓸해했습니다.


그녀는 연기자로써 이름을 남겼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위로는 부모에게 또 아래로는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죄인이다”

“하지만 연기자로써 50여년 살면서 하고싶은 일도하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하고,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서 행복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떠났지만, 끝까지 오래오래 남아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고두심의 모습을 앞으로도 오래도록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